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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를 통한 하나님 나라 가르침 ⑭

[ 2023-10-25 09:57:17]

 
김영한 박사 
(기독교학술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7. 종말론적 잔치 비유
 
(3) 경성하여 깨어 있으라
 
기름을 준비한 다섯 처녀들은 신랑이 왔을 때 바로 혼인 잔치에 들어간다(마 25:10). 혼인 예식장의 문이 닫힌다. 기름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다섯 처녀는 혼인 예식장의 문이 닫히고 난 후에 들어가려고 문을 열어 달라고 한다. 그러나 신랑은 나중에 온 다섯 처녀들에게 말한다: “내가 너희를 알지 못하노라”(마 25:12b). 예수의 비유는 하나님 나라 도래의 종말론적 임박성과 준비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항상 경성하여 깨어 있어야 한다. 
 
 여기서 주님을 기다리되 등(燈)을 밝히는 기름이 준비되어야 한다. 구약 성경에서 기름이라고 하면 감람(Oliver) 기름을 말한다. 감람기름은 살림살이에도 쓰고 약품과 화장품으로도 썼다. 또한 감람기름을 향료와 섞은 뒤에 임금 같은 높은 지위 사람들이나 특별한 물건들에 기름 붓는 데 썼다. 기름은 기쁨과 잔치를 상징한다. 영적인 의미에서 기름이란 성령을 말한다. “기름을 담아”(마 25:4)란 성령으로 항상 하나님과의 교통이 충만함을 말한다. 물과 성령으로 거듭 나야(요 3: 5) 죄와 허물로 죽은 우리의 영이 다시 살아나 주님의 빛을 보게 된다. 성령은 우리 마음에 들어오셔서 꺼져 어두워진 우리의 영혼에 하나님의 형상의 등을 밝히신다(마 25:4). 이 영혼의 등(燈)을 통하여 우리는 하나님과 교통하고 주님과 교통하는 것이다. 오시는 신랑 예수를 만나기 위해서는 날마다 성경을 읽고 기도하면서 성령의 기름으로 충만해서 적으로 믿음, 소망, 사랑의 덕성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한다. 
 
기름이란 “종말을 준비하는 깨어있는 마음의 상태” “하나님 나라에서의 자신의 본분에 합당한 행동을 행함”을 말한다. 그리고 “지혜로운 자” “기름을 준비한 자” “깨어 있는 자” 등 단어는 이 비유의 핵심을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사람이란 메시아 재림을 기다리면서 윤리적으로 올바른 삶을 사는 자들(살전 5:1-11)을 말한다. 결혼 축하연은 “준비된 사람만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비유의 핵심이다.
 
2017년 5월 한국에 초청받아 양재 온누리교회 성전에서 ‘하나님 열망 콘퍼런스’(Desiring God Conference)에 설교를 한 적이 있는 미국 미네소타주 소재 베들레헴 침례교회 담임목사 파이퍼 목사는 18세기 미국 대각성운동의 주역인 조나단 에드워즈의 신학을 계승한 목회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독일의 뮌헨대에서 판넨베르그 교수에게서 신학박사를 받았으며, 침례교 목사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칼빈주의 신학을 표방한다. 온누리교회가 한국교회를 위해 파이퍼 목사를 초청했는데 5월 29 30일 서울 서초구 온누리교회(이재훈 담임목사) 양재성전에서 열린 ‘디자이어링 갓 콘퍼런스’ (Desiring God Conference)에는 목회자와 신학생만 3,000여 명이 모이는 등 폭발적 반응을 보였다(존 파이퍼 목사 “교회 위기는 하나님과의 사랑이 약해진 때문” ‘美 복음주의 대표적 지도자’ 존 파이퍼 목사 첫 방한).
 
존 파이퍼(John Piper)는 ‘열 처녀의 비유’를 들어 “기독교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준비하고, 아직 구원받지 못한 영혼들을 시급히 전도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마지막 때를 위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퍼에 의하면 “이 비유는 마지막 날을 위한 기독교인들의 준비에 관해 말하고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살아 있는 신앙을 갖지 못할 경우, 등(燈)은 그 신앙이 껍데기일 뿐임을 드러내듯이 기름은 참된 영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묻는다: “당신은 준비되어 있는가? 당신은 종교라는 형식 안에 기름을 담고 있는가? 당신은 생명, 믿음, 소망, 사랑이 있는가? 아니면 형식적인 작은 등만을 들고 다니는가?” 또 “‘나는 교회에 간다. 나는 성경을 들고 다닌다. 나는 식전에 기도한다. 나는 10계명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이런 것들이 당신이 들고 다니는 작은 등과 같은 것”이다.

파이퍼는 “이 처녀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기다릴 때 등에 기름이 모자라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던 것처럼, 오늘날 신자들이 해야 할 일이란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며 믿음이 늘 살아 있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등에 있는 기름은 처녀들의 일이 잘되도록 돕는 수단들 중의 일부다. 만일 처녀들이 등에 기름을 가지지 않았다면, 이는 자신의 사명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 “그들은 등으로 빛나게 되어 있다. 다섯 처녀는 미련하다. 빛을 비추라는 소명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파이퍼의 이러한 열 처녀 비유 해설 설교는 예수 비유를 오늘날의 상황에 적용하여 그 종말론적 의미를 잘 드러내고 있다.
 
하나님 나라 혼인예식은 예수가 이 세상이 오심으로 이미 시작되었다. 요한의 제자들에게 예수의 제자들이 금식하지 아니한 까닭을 묻는 것에 대하여 다음 같이 대답하신다: “혼인집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을 동안에 슬퍼할 수 있느냐“(마 9:15a). 예수의 제자들은 하나님 나라의 주인이요 신랑이신 예수와 함께 있는데 기뻐할 시간에 금식할 수 없다. 복음은 금식(禁食)과 금욕(禁慾)의 생활을 가르치지 않는다. 복음은 신랑 예수와 혼인하고 그와 연합을 즐기는 영적 연합의 삶을 가르친다. 파이퍼는 ‘오직 하나님 안에서 만족함을 얻을 때 하나님의 영광이 사람들에게 임한다’는 슬로건으로 요약되는 기독교 희락주의(Christian hedonism)를 제언한다. 그의 제언은 예수의 가르침에 상응하며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의 1번 문답: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입니다”의 문맥에 상통한다.
 
단지 신랑이 멀리 계신다고 생각할 때는 신랑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금식할 수 있다(마 9:15b). 예수는 금식도 하나의 축제처럼 행할 경우에만 진실한 것이다. 자신의 경건성을 과시하려고 하는 금식은 참된 금식이 아니고 종교적 외식이다: “금식할 때에 너희는 외식하는 자들과 같이 슬픈 기색을 보이지 말라 그들은 금식하는 것을 사람에게 보이려고 얼굴을 흉하게 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마 9:16). 예수는 금식의 태도란 축제할 때처럼 해야 할 것을 가르치신다(마 6:17). 금식은 기도와 관련하여 행해진다(막 9:29; 마 17:21). 금식이란 사람들에게 은밀히 보시는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 속에서 자신의 소원을 고하는 것이다(마 6:18). 이렇게 금식하는 자의 소원을 하나님은 은밀히 갚아주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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